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가는 그대는
바람이었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그대 얼굴이 잊혀 갈 때즘
그대 떠나간 자리에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되어 그대를 기다리리.
눈이 내리면 늘 빈약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그대.
잊혀진 추억들이 눈발 속에 흩날려도
아직은 황량한 그곳에 홀로 서서
잠 못 들던 숱한 밤의 노래를 부르리라.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어둠속에
서글펐던 지난날의 노래를 부르리라.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간 그대는
바람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