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 어디에선가
들풀 잎사귀 부대끼는 소리가
사그락거리는 이런 저녁에는
낮에 태양이 지나갔던
그 길을 따라, 곧장
서쪽 바다에 가고 싶다
늙은 도시에서 밤마다 움트는
크고 작은 잡다한 불빛들은
맑은 별빛만 무수히 잡아먹을 뿐
뭐 하나 이쁜 구석이 없어서
그들 모두를 싸잡아
바다에 몰아 넣고
물귀신처럼 쏴-아 울고 가는
바닷가 바람 속을, 나는
내 발걸음 보폭 보다 좀 더 크게
뛰엄 뛰엄 옮겨보고 싶다
통통하게 살 찐 달빛 아래에서,
물빛 머금은 바닷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