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의 대화
정영숙
예쁜 이름의 가면을 쓰고 퉁퉁 부은 얼굴로
사방을 째려보며 이유 없이 때릴 준비를 하는 너!
알코올 중독자 같이 벌겋게 타오른 비틀어진 코로
비틀비틀 아무데나 헤집고 다니는 너!
제 할 짓 한 번도 해 준일 없으면서
모두가 제 것인 냥 떠벌리며 빼앗아 가는 너!
햇빛 한 숟가락 먹여 준일 없으면서
굵은 눈물만 숨 넘어 가도록 억지로 먹여주는 너!
네가 가는 곳은 얻어터지고, 팔이 부러지고,
넘어지고, 죽음이 손을 잡고 오라는구나.
너는 폭력범. 너는 살인범, 너는 깡패. 너는 도적
나는 네가 싫다. 밉다. 무섭다, 우리 빨리 헤어지자!
2010년8월11일오후
http://blog.naver.com/jhemi/10284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