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8일 화요일

안개를 따라 걸어갑니다

아슴푸레 흩어지는 안개를 따라 갑니다
촉촉이 젖은 안개 속을 걸으며 나는
울뚝울뚝 그리움으로 피는
들꽃을 생각했습니다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삶이기에
잦은 감기로 몸살 앓으며
무던히도 젖어 살아온 나날
이렇게 또 홀로 젖어 걷는 길은
지금 당신 헤매고 있는 어느 곳
자욱한 안개처럼 짙은 그리움입니다

저 안개 비 되어 내리는 날은
홀로 서럽기도 하겠고
이름 모를 풀벌레 젖은 풀숲에서 울 때면
다시 신열로 앓아 눕는 밤도 있을 것을
영원보다 오랠 그리움 하나로
이 아픔 소리나지 않게 걸어갑니다
봄 오면 젖은 들꽃 그리워서 피는 것처럼
내 그리움도 어느 언덕에 피어날 거라고
이 가슴도 어느 햇살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꿈속 같은 안개를 따라 홀로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