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광막한 우주의 바다에서
떠돌이별이 되지 않기위해서
떠돌이가 되어야했던 그들은,
저 청산리 전투에서 얻은 훈장
주렁주렁 달린 복장을 입고
이 사이트, 저 사이트 행군하였다
이 생각, 저 생각과 싸워야했다
눈에 보이는 것들, 힘겨루기는
팔씨름으로 곧 승부가 나지만
눈에 보이지않는 것들의 소리,
혼들의 경쟁, 별들의 전쟁은
워낙 눈 먼 자들끼리 힘겨루기라
아침 햇덩이를 찾아
끝없이 동으로 동으로
걸어야 했던 구석기시대,
긴팔 원숭이 원인들의 대열,
지난한 발걸음에 비견하리라
평생을 말아먹는 싸움이 되리라
파사현정은 인류사의 역정에 비례하고
안심입명은 강호를 떠나야만 가능하리라만
저 대대로 내려온 원수, 숙적의 집안,
몬탈레가와 카를렛가의 로미오와 쥬리엣을
가면무도회에서 만나게 해서
베란다에서의 달콤한 첫 키스로 인하여
영원을 서약한 목숨건 사랑하게 만든
불후의 문호, 수염쟁이 세익스피어,
스페인 남북전쟁에서 ´파괴냐 사랑이냐´
양심의 횃불, 말라가 항구를 드높이 밝히고
자유의 소리, 안달루시아 평원에 드높이 외쳤던
뾰뜨로 알렉산드로비치,
또한 지구라는 떠날 수 없는 별 위에서
저 재생한 녹색의 들판에서
저 화해한 내일의 바다 위에서
태고의 뿌리를 되찾아야 했던 그들은,
안개,바람,구름,물방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마침내 숲과 강에 비 내려 주는 법도 배워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