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6일 월요일

무색의 남자

물빛 그 남자가
내 눈 속으로 낮은 발소리를 내며 들어 온다.

어떤 형태로든 그림 그려질 수 있지만
어떤 색상으로도 물들지 않을 가슴을
훤히 열어둔 채
그저 투명하게 웃는 사람,
창을 두드리는 기척이 있어
문을 열어보니
들꽃 한 아름의 향기를 건네는 하늘빛,
그 남자를 닮아 있다

세상은 쉬이 빛바랠 현란한 색깔로
나를 몹시 지치게 했지만
아주 편한 눈짓으로, 사람 좋은 모습으로
욕심도 없는 그런 사람이 손을 내민다.

이제, 모든 색깔을 지우고 싶다
색깔 없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싶다
무색의 그 남자가
나의 색色을 지우고 있다
편. 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