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5일 토요일

입춘(立春)

너를 기다리다 지친 우리들의 겨울이 속속히 차가운 한으로 울겠다.가난을 홀로 움켜잡고 지새우던긴 겨울밤의 패배를 반추하면서발돋움하여 손짓을 하면 언뜻 밖에서는 그리운 손님이 부르겠다.차마 멈출 흰눈이 지금도내 머리와 네머리위에 시새움 하며 내리는데 어느 날까지 향기로 찬 들꽃벌판을눈빛으로 기대해야 할까.강변 풀숲이 윤기를 자랑하기 위해 하늘을 유혹하고모래언덕 버들강아지 살며시 가슴 여는 솜털, 학처럼 깃을 세우고매화는 어느새 고운 입술로봄을 홀린다.일 년 열두 달 봄여름 가을 겨울을 넘나들어 삶을 기도하는 우리 발버둥하며 헤진옷섶은 누가 달아 줄까,확 트인 희망을 탈취하여 머리에 이고건강한 동행을 어디에서 찾을까.바람이 분다.남풍인가 놉세풍인가가늠하지 못한 피부의 무지도 탓하지 말자, 뒷산 동백이 붉은꽃잎을 열면찾아온 연인과 함께 학처럼 날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