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2일 일요일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겠으며
그가 불러주는 이름의 내가 되겠습니다

그가 가시덤불이라 해도
그에게 나아가는 고통이
희망으로 다가서겠으며
그가 사랑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그가 보고 있는 곳을 같이 바라 보겠고
앞서가는 그가 푯말 세우면
그 밑에 웃을 줄 아는 꽃송이를 키우겠습니다
그런 나를 그가 불편해 하면
그에게 내어 줄 사랑이
아직 내게 갇혀 있음을 부끄러워하겠습니다
그는 보이지 않는데
착한 안개가 나를 편안하게 해 주는 아침이면
그의 향기로운 산책인 줄로 알겠으며
나와 다른 이의 평화가
그를 온전하게 지켜 주고 있음을 감사하겠습니다
어느날, 그가 나를 바라는 잔잔한 눈빛이 된다면
나는 그의 눈빛으로 들어가 백조가 되겠으며
묻지 않아도
「당신은 나입니다」라고 말하겠습니다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면
때로는 물러날 줄 아는
그의 사람으로 사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