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5일 화요일

사랑아, 사랑하며 살자

긴 세월
너를 만나기 위해
돌고 돌아 온 길
이제,
너를 사랑하기 위해
또다시
돌고 돌아온 길로 되돌아간다.

대 숲을 울리던
불혹의 눈송이가 술잔에 부딪히며
뿌옇게 감싼 영혼의 넋에 누워
빨간 립스틱 바르고
동백꽃 피울 때
창 밖을 배회하던 인고(忍苦)의 세월은
황혼이 서러워
보릿고개 너머에서 삶게 울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자신을 애써 위로하며
가끔은
너를 잊어 보려고도 했다만
너 없는 삶에

아무 곳에도 존재할 수 없었다.

빨리 가는 인생 이여도 괜찮다.

더디 가는 인생 이여도 괜찮다.

바쁘게 뛰어가
성공하는 인생의 뒤안길에도
황혼에 젖을 즈음
외로움에
쓸쓸한 눈물을 흐르지 않더냐?

사랑아, 사랑하며 살자
사랑하며 살아도 저 건너에서
힐긋 힐긋
고독의 그림자가 손짓하지 않더냐?

아,
누가 내게 다가와 속삭여다오
사랑에 눈 뜨기 시작할 때
생명처럼 다가 온
사랑의 씨앗은
하늘에서 별꽃 피워
풀잎 젖 신 이슬방울로 내려와
속삭이는 그리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