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3일 일요일

특별한 요리

밥 한 술 뜨는 것보다
대접 받는 것이 먼저라며
한 끼 버거운 손님을 불러
의자에 앉혀 놓고
뜨거운 국수를 만들어주었다
그 집은 늘 잔치 같았다
허기진 세상을
밀가루 음식이 책임질 수 없다고
하루에 몇 번을 찾아와도
한 그릇 잔치국수를 내놓았다
가출과 실직과 노숙과
전형적인 부랑과 독거까지
호적도 없는 것들마저
늦은 시각에도 사랑을 먹고 갔다
동네 사람들은 문앞에다가 슬그머니
파 한 단과 달걀 한 판과
콩나물 한 봉지 놓고 가곤 했다
저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환속했다는
그 집에 들어갔다 나오면
곧 탄생할 것처럼 배가 부르고
겨울 버티고 선 나무와 같이
마음이 또 든든하다
늘 기도 드리는 밥상에는
기적이 일어나서
아픈 마음이 모두 치유가 된다고
나도 그 집에 가서
국수 한 그릇 먹은 적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