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4일 월요일

두만강 푸른 물에

8월이 가기 전에
이 뜨거운 여름이 가기 전에
두만강 푸른 물에
손을, 발을 담가보고 싶다
압록강 푸른 물에
가슴을, 머리를 적셔 보고 싶다
그 때 함께 외쳤던 만세 소리가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
두만강 푸른 물을 건너야겠다
아직도 그 때의 피난이 계속 중인지
주먹밥 하나 얻어 먹지 못하고
쓰러져 누운 주검들에
파리떼 같은 구호만 들려오는지
두만강 푸른 물에 묻고 싶다
왜 제국주의와 독재는 죽지 않고
모기떼처럼 기승을 부리는 것인지
우리는 왜 붉고 노랗고 희고 검은
색깔에 목매다는 것인지
압록강 푸른 물에게 묻고 싶다
잡초 같은 인민과 풀뿌리 같은 국민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남쪽에서 박수치고 북쪽에서 손뼉치는
소리가 왜 이렇게 다른 것인지
두만강, 압록강으로 걸어 가는데
장마에 흙탕물이라는 소식이다
물살도 세고 강바닥 파헤쳐져
그 속이 얼마나 깊은 지 알 수 없어서
물 다 닳도록
반 만년 접근 금지라는 통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