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들어가는 문이
시궁창처럼 하수처럼 시커멓다
그 속에 오물 뒤집어쓴
물고기와 같이 앉아 놀겠다고
환한 대낮부터 꾸역꾸역
문을 열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달 뜨고 별 뜨고
어두운 바다 색깔에 맞추어
배도 뺏기고 그물도 찢어지고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생을 10% 감해 드리겠습니다´
라고 적힌 상품권 한 장
달랑 들고 나오는 어부들
자라에게 속아 넘어갔다가
간 떼일 뻔한 산골 토끼들 같다
아아, 동화속의 왕자가 되어
바다로 달려가고 싶었는데
예쁜 인어 공주를 만난다면
고래뱃속에 감춰진 금은 보화를 건져
오래도록 사랑도 나누고 싶었는데
푸른 바다는 사라지고
해저의 무서운 괴물에게
온몸이 꽁꽁 묶였다
아가리를 벌려 꿀꺽 삼켜버리더니
어느새 살점 다 뜯어먹고
뼈다귀만 토해내고 있다는
어두컴컴한 바닷속 이야기
문 걸어 잠근 무덤속 바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