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5일 화요일

아우라지 아라리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서 지느냐
동산에 뜨는 해는
뜨고 싶어서 뜨느냐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이 물길 저 물길 헤쳐 놓고
남의 창문 다 열어 놓고
주인이었는지 하인이었는지
발걸음만 재촉하는구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가 났네
여름에는 얼음 얼고
겨울에는 불을 지르니
휘돌아 가는 인생이
정선 아우라지만 같아라
스리랑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산을 넘어야 강을 건너야
닿을 사람 하나 있는데
높고도 깊은 것이
더디게 걷는 마음이로구나
아리랑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낳기는 세상이 쑥 나아도
가시에 손이 찔리고
가슴은 못에 박히며 길렀는데
인사도 없이 잘도 떠나가네
아리랑 스리랑 아리리가 났네
청산도 나를 멀리 하고
녹수도 나를 외면하니
논밭에 밥 같은 살을 묻고
들판에 찬 같은 뼈를 묻어
한 상 가득 차려 놓았으니
어서들 와서 베어 가시게나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우라지 휘돌며 아라리가 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