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리움의 수초 떠도는
너의 얼굴을
오늘 마치 처음인 것처럼 보았다
지나가던 낯선 사람의 얼굴에서
붉은 마음, 하얀 마음, 연꽃송이 차오르던
전날의 연못은
고귀한 마음, 순결한 마음, 오만한 마음,
그 속을 다 비우고
아무렇게나 뒤얽힌 검은 수초들을
타래 뿌리채 드러내고 있었다
어제, 촛불을 켜놓고 마주 앉아
응시의 촛점 태우던 두 사람은
오늘, 마침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감격인지, 회개인지 모를 쏟아냄 뒤에는
어떤 길 하나 일어서고 있었다
더 맑아진 하늘, 더 푸르러진 연못 위로
숲의 마음, 강의 마음 담은
어떤 그리움 하나 일어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