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4일 화요일

언저리 사람들

무겁게 하루가 내려지고 있다
도심의 산동네 불꺼진 이발소 귀퉁이
고집스레 지켜온 싸인볼 위로

여울처럼 남아 맴도는 얼굴 얼굴들
흐르는 것이 강물이라고 모두가
떠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오랫동안 변방의 역사로 살아온
우리도 이젠 동북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서야 할 때다˝ 쌀집, 희미한
텔레비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
저 혼자 비장하다

덕지덕지 니코틴 시커먼 이빨로
반 토막 남은 담배 물고선 노인은
오늘도 낯설기만 하다 멀리 자식들이
사는 휘황한 아랫마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