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여
강물처럼 곤곤히 흘러다오
나 또한
강물 같은 마음으로 그 뜻 따르리니......
살보드란 꽃봉 저며 세월 살찌우고
살얼음 강 건너듯 심사숙고 살았는데
살려다 죄짓고 몰라서 지은 죄가
이토록 마음 밭이 난도 당할 죄인가
내가 거창한 행복 꿈꾼 적 없었고
단 한번도 줌 밖 세상을 기웃된 적 없었는데
허덕이는 삶이 호흡마다 엇박자네
총명은 어두워지고
추물스런 껍질뿐인 그림자를 원하는가
가뭇없이 세월 흘러
긴긴 겨울 오면 무림(茂林)으로 돌아가리니
달팽이 촉각으로 근근히 이어온 지경
남은 삶에 다 내 주련다
따뜻하게 가슴 데워 추운 사람 덮어주고
새하얀 동정 깃처럼 정숙하게 웃으며
나의 순수가 눈멀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