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년의 슬픈 사랑 이야기...
-고은별-
한 소년이 있었지요
소년은 매일처럼 한 아름의 장미를
바다에 띄워 보냈습니다
저 편 바닷가에 살고 있는
사랑하는 소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소녀에게서는 아무런 소식도 오지 않았지만
소년의 간절한 사랑은
끊임없이 바다로 흘러 갔습니다
어느덧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소년은 한 아름의 장미를 안고
오늘도 바닷가로 나갔지요
노을 빛이 유난히도 아름다웠습니다
늙은 소년은 노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한 송이 한 송이 장미를 바다에 던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한 송이의 꽃을 던져 줄 때,
소년은 보았습니다
붉게 물든 노을을
붉게 물든 장미꽃배를 보았던 것입니다
배는 천천히 흘러 소년의 해안에 이르렀지요
그리고 늙은 소년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곳에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소녀가
늙은 소녀가 고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늙은 소년은 다시 배를 바다에 밀어넣고
소녀 옆에 나란히 누웠습니다
장미꽃 배는 노을을 따라
천천히 노을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