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5일 목요일

그대에게 띄우는 편지

그대에게 띄우는 편지 / 김정한

소리내어 울고 싶은데
그것도 맘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숨어 들 곳 한군데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뛰어가고 싶은데
알 수 없는 매달림 때문에
하염없이 서글퍼지기만 합니다

사방을 둘러보면
그 어딘가 에는
내 눈물을 닦아주고
내 슬픔 감싸 줄 이 있겠지만
정작 나를 이해한다며
등이라도 두들겨 주며
날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당신이,
당신이 그런 사람 이었음 좋겠습니다

순간적인 홧김에
그 어딘가 찾아가면 반겨 줄 이 많겠지만
끝까지 내편이 되어 바람막이로
든든하게 지켜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당신이,
당신이 그런 사람 이었음 좋겠습니다

이런 축축한 기분일 때
소리 질러도 미안하지 않고
달려가 안겨도 부담스럽지 안고
설사 기절을 해도 뒷일이 걱정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당신이,
당신이 그런 사람이었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