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잿빛 지구공장
예속(隸屬)의 틀 근근 벗어난 삶의 마니아여
모과 빛 창가에 나래 접는 시간
우둔한 새처럼 연신 쪽쪽 거리며
재재대는 새끼 입에 모이 물리는 당신은....
먼지 지붕 밑
횡횡한 긴장지대에서
무수한 통제에 시달리면서도
달걀 섬 옮기듯 신중히 일했기에
간출(簡出)대지 않고
무사히 귀가했으니 참 다행입니다
오늘 선취점 놓쳤다고 기죽지 마시길
놓친 열차보다
다음 열차가 더 잘 달릴 수도 있습니다
삶이란 어차피 수긍해야 할 이슬 같은 슬픔
현재 그런류의 슬픔이
바로 당신 삶의 자료들입니다
이제 외부와의 통로를 딱, 차단하고
당신의 무릉도원에서 사색행위를 즐긴 후
단 꿈 꾸고 일어 난 아침
누룽지 같은 햇살 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