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 토요일

시인의 행로

종일 내도록 달리는 너의 어깨 위에
어떤 구름이 앉아
꽃을 속삭이기도 하고
소나기를 내릴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종일 쉬지않고 달려야하는 너의 뒤발꿈치에
어떤 개미가 달라붙어
용기를 부추기기도 하고
발가락을 콕 하고 깨물기도 한다

그 사이
중세의 교회탑을 감돌던 구름은 걷히고
어려운 관념의 덤불을 헤메던 릴케는
이 땅의 대중시인으로 거듭 태어난다

그 사이
변두리 공장지대를 맴돌던 바람도 흩어져
낙타의 상자를 글로 담아아내던 라오서는
이 땅의 노동시인으로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