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5일 금요일


박재삼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 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마당에 심고 싶던
느껴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빛깔이
전생의 내 전 설움이요 전 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냈는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도 몰라! 그것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