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4일 일요일

사랑 만들기

손 끝만 닿아도
붉은 피 뚝뚝 떨어지게
무딘 가슴 눈시리게 푸르도록
갈고 또 갈아주는
숫돌 같은 사랑을 하는 거다

곁에만 있어도
해맑은 정신으로 흠뻑 취하게
푹 익어 감칠맛 나도록
삭이고 삭여주는
술 항아리 같은 사랑을 하는 거다

쳐다만 보아도
투명해지는 비밀이게
기쁨과 슬픔의 몫을 나누어
한줌씩 담고 담아주는
주머니 같은 사랑을 하는 거다

눈 감는다 해도
지즐대는 산새 소리 끊이지 않게
푸르른 숲을 키워
덩굴나무 칭칭 감겨오르면
나란히 묶여 사는 울타리 같은
사랑을 하는 거다

우. 리. 모.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