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5일 목요일

봉함 엽서 -김기만-

그대, 살아 있나요.
가가운 하늘아래 있다곤 하지만
그대 못 본지 백일이 되어가요.

지난 계절 나 혼자 다짐하던
그 맹세가 생각나요.
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고백하고 싶다던

그대, 바보같은 내 가슴에
가을은 영영 오지 않으려나 봐요.
가을 기다리던 나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내 아닌 나로 가을 앞에 서서
이토록 쓸쓸한 그림자만 길게 드리워요.

그대, 살아 있나요.
깊은 가을 속에 함께 있다곤 하지만
그대 못 본지 백일이 되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