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2일 월요일

29회 맞는 딸 생일날

29회 맞는 딸 생일 날/박순기

29회를 맞는 생일이구나
은 미야 오늘, 네 생일인데 이렇게 축하한다 전화로만 말할수 밖에 없으니 가슴이 아프구나
엄마는 외할머니 살아 계실 때 생일 날이면 찹쌀을 쪄서 나무 절구에 빻소 팥고물과 콩고물
묻혀 생일 을 꼭 챙겨주셨는데 난 내 딸 생일 날 하고 싶어도 할 수없는 마음 너는 알고있는지
조 서방이 잘 챙겨 주겠지만 그래도 엄마 마음은 늘 네 생각뿐이란다

넌 일찍이 총명해서 4살 되던해에 한글을 다 깨우치고 구구단을 9단까지 외워던
천재 같은아이라고 칭송을 받고 자랐지
어렸을때 부터 일찍이 철들어 연년생인 언니와 똑같이 컸기에 아파도 언니랑 똑같이 아프고
쌍둥이나 다름없었지 외할머니댁 에 가려면 그땐 자가용이 없었기에 기저귀 가방에
너는 업고 언니는 안고 십릿길이 먼 거리를 걸어서 가야 했었지
팔이 아파 언니를 걸어 가라고 하니 떼를 쓰고 울고 안 걸어 가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2살이 체 넘지도 않은 네가 언니 신발을 달라며 넘어지고 무릎이 깨지면서 걸어가는 모습을
길 가던 동네 아주머니 들이 깜짝 놀라던 일들 이 엊그제 같은데 시집을 가서 첫 생일을 맞는 날이구나

하얀 드레스 쪽 머리 올린 너의 모습 천사가 따로 없더구나
듬직하고 늠름한 신랑이 네 손을 잡고 결혼행진곡 울리면서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가슴 뿌듯하기도
하고 신부 석에 엄마 혼자 너의 두 사람 행복을 빌어줘야 하는 마음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서러움
미안 하기도 하고 보이지 않으려는 눈물은 주책없이 흐르고 있더구나
흡족한 사위를 엄마한테 큰 선물을 해줘서 고맙고 고맙다
오랫동안 사위 사랑도 받고 장모 사랑도 듬뿍 해주고 싶었는데 미국으로 떠날 수 밖에 없는 너
엄마 때문에 못 가게 할수도 없고 너를 보내던날 엄마는 가슴으로 울었단다

너를 보내자마자 엄마는 갑자기 허리 디스크로 수술을 받게 되었고
간단한 수술이지만 수술 끝나고 입원실에 혼자 누워 물 한모금도 못 마시게 하는데
입술이 짝짝 말라붙고 입에다 접착제 말라 놓은 것 처럼 붙어 버리는데
그땐 정말 네 손길이 무척 그립더구나 그때 친구가 알고 달려와 간호를 해줘서 고맙게 잘 치료하고
지금은 아주 건강하게 운동 열심히 하면서 잘 지낸단다

오늘 조 서방 하고 유럽 여행 잘 갔다 오고 올해는 꼭 2세 계획한것 마음 먹은 데로
잘 되어 내년에는 예쁜 손자 안겨 주렴므나
엄마는 막내딸 은미 아주많이 사랑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한다

07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