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파도가
폭풍 되어 일어서기 까지
얼마 동안 기다려 참았을까
성난 갈퀴로 돛단배 삼키고
빌딩 숲 견고한 밀실을 휘젖기까지
얼마나 오랫 동안 웅웅대며 울었을까
태평양 연안 한 가운데
밤낮으로 꿈틀 대던 파도가
육삼 빌딩 꼭대기 돌아돌아
백두 산정 안개 휘감아
노송의 허리 끊어 물속에 넣기까지
폭풍은 무슨 눈으로 밤을 새웠을까
어두운 대도시의 밤
날개 잃은 폭풍 보며 웃어대던
고철탑의 전자파에
성난 폭풍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