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5일 목요일

가을 속으로 눕다...

채 여물지 못한 마음
어이 하리야
노을이 사그라지는 들녘 어디쯤
이삭조차 되지 못한
영혼들이
풀을 태우는 여인의 과묵함으로
어스름 속에
서 있는데
만종을 울리는 밀레의 손 끝에서
다시금 살아날 수 있었을까
농심農心만 쓸쓸해진 가을
어두운 논두렁 한구석
스멀스멀
연기되어 사라지는 아픔이여,
밑동 잘려나간 볕 단처럼
허허로운 시간의 무리 저무는 가을 속으로 눕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