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에 갓 씻긴 산 마루 위로하얗게 새벽 달이 걸렸다질컥러리던 어시장 골목으로는비린내가 제법 고실고실하다말짱한 낯 빛.언제였던가 그 수심의 날들이잠자리 떼들은 더욱 높이 날고새들도 까마득하리니침체되었던 모든 것들이그렇듯 다 의기양양하구나이러할 때에음습한 곳에 피었던 곰팡이나,묵은 이야기나,폐기될 사랑들이여시퍼런 저 바람을 용납하시겠는가더러 꽃잎이 되어 휘날리기도 하시겠는가찬송가처럼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말간 바람 사이로남루를 걸친 목숨 하나가 어떤 의지처럼불뚝 선다.그 이면의 가려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