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3일 금요일

그럴까봐 아직 그대를 잊지 못합니다

그럴까봐 아직 그대를 잊지 못합니다


-詩人 김종원-
그대와 자주 다니던
그 길을 걷다가
혹시라도 그대 마주칠까봐
그때 혹시라도
그대가 혼자일까봐
당신에게 갈 수 있는 여지를
조금이라도 남겨두고 싶어서
아직, 난
내 옆에 누구도 두지 않습니다
그럴까봐 아직 혼자입니다

우리 둘 만이 알고 있는
당신이 좋아하는 카페에
혹시 당신이 있을까봐
그 카페에 갈 땐
늘 잠시라도 거울을 한번 봅니다
그럴까봐,
혹시 당신이 있을까봐
난 그 곳을 갈 때
거울을 보는 것을 잊지 못합니다

우리들만의 편지를 주고 받았던
그 곳을 지나갈 때면
이젠 예전처럼 우체통도 없지만
그 주위를 슬쩍 ?어 봅니다
혹시라도 그대가 마음이 달라져
편지를 놓고 갔을지도 모르니
그럴까봐, 아직
난 그 곳을 잊지 못합니다

그럴까봐 아직 나는 혼자입니다
우리가 자주 타던 버스 정류장을 지날 때
그대도 나 처럼 나를 그리워하며
그 정류장을 지나칠 때
혹시라도 내 옆에 누군가가 있으면
그대 실망해
내게 오지 못할까봐
그럴까봐 아직 나는 혼자입니다
그럴까봐 아직
그대를 잊지못합니다

내가 다시 그대를 만나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확률보다 적겠지만
그 작은 가능성이라도 있기에
폐부를 찌르는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아직도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럴까봐 아직
그대를,
그대를 잊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