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소리 깨어나자
맞이 할 겨를없이 꽃 피고
꽃 구경 앞 서 비 바람 붐비더니
봄이 정각에 와 있다
잎새들 눈부시어
산길에는 여울지는 시간 뿐이다
무덤 속에도 들릴듯한 폭포 소리에
돌각시 업고있는 육질의 산은
녹음으로 가는 길이 은은한 곡선인데
기골이 빼어난 봉우리를 축으로
산맥은 미끈하고 물은 어찌 맑은지
지나가는 구름의 두께조차 보인다
세월의 표피에는
이끼와 송진 같은 시간의 눈자위
명상의 바탕엔
햇빛 찾아 피어나는 신록의 정신
그 위로
고감도의 햇살이 무지개를 빚었다
사통 팔달 뻗어나는 철따라
봇짐 챙기고 멜빵 조이는 일
게을리하지 말아야지
이날 이때 이 마음으로
어디에서 이 봄을 다시 만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