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쓴 편지
처음 보내온 당신의 편지엔
당신의 환한 미소가 담겨 있었습니다
다음 보내온 당신의 편지엔
당신의 피어나는 사랑이 배어 있었습니다
보내온 당신의 편지엔
당신의 아릿한 그리움
당신의 달뜨는 서성임
당신의 울렁이는 몸내음이
우러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편지에 나는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는 말씀을 어기고
당신에게 사랑의 맹세를 바쳤습니다
언제부턴가 당신의 편지에는
사랑도 향내도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편지마저 끊겼습니다
당신이 내게 보내온 사랑 편지는
물 위에 써 보낸 편지이듯
당신이 떠나면서 당신이 보낸 사랑의 고백도
흔적 없이 날아가버렸습니다
신도 한사코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랑의 맹세기에
당신의 약속을 밝힐 모든 길이 끊어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당신은 내 가슴에 다시 자리잡고 들어앉아
당신에 대한 그리움을 하나 둘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불쑥불쑥 당신에 대한 아린 추억이 치솟는 것은
물 위에 실려오는 당신의 또다른 편지 때문입니다
그래 난
사랑은 끝내 첫사랑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들어맞기만 기도하며
부질없이 다시 물가로 다가갑니다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죽도록 사랑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사랑의 약속을 읽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