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8일 수요일

강물이여!

강물이여!
정영숙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굽이치고 내려만 가는 강물이여!
바람이 흔들면 흔드는 대로 가고
바람이 잠자면 잠자는 대로 자는
있는 듯 없는 듯 졸졸 흘러가는
너는 누구냐?
나는 네 곁에 앉아서 보노라면
내가 아니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유유히 흘러만 가는 강물이여!
물새가 앉아서 네 몸을 쪼여대도
물고기 놀리며 네 몸을 간질어대도
아는 듯 모르는 듯 내려만 가는
너는 누구냐?
나는 네 곁에 머물러 서 있으면
내가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