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먼발치에서
겨울을 앓는 나목처럼
세월이 할퀴고 지나간 생채기 속으로
말없이 끼어드는 풍요를 누려보자
살갗 에이는 추위도 아랑곳없이
햇살은 물끄러미
살가운 미소
한껏 쏟아놓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따뜻한 것이
정겨운 것이 또 어디 있으랴
나무가 제 분신을 떨어내어 땅에 묻고
홀가분한 사랑을 꿈꾸듯
켜켜이 쌓여 있는
영혼의 각질을 털어 내고
그래, 흉 진 가슴마다
가벼운 깃털을 달아보자
겨울을 앓는 나목처럼
아픔의 그늘 걷어내고 소망을 움틔우듯
그대 하늘을 훨훨 날아
안연한 쉼 얻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