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4일 수요일

당신의 향기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어디 당신의 사랑뿐인가요
잊혀질듯 손끝을 빠져나가는
당신의 향기
가물가물 찾아내어
다시금 기억의 창고에 넣어 봅니다

무엇이 꼭 맞는 당신의 향기인지
아직은 모릅니다
만날 수 없는 시간들
하나될 수 없는 시간들
몇 굽이 흐르고 나면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어쩌면 당신의 향기인지

머무르지 못하는 향기처럼
당신의 사랑도 머물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 버리고 말았나 봅니다
우연처럼 다가와
필연처럼 한동안 머물러
사랑을 잠식하고 말았지만
흘러가야만 하는 사랑이었기에
간직할 수 없는 당신의 향기만
남겨지고 말았네요

기억하지 못한다 하여도
잊혀져 가고 있다 하여도
어디쯤에 당신이 머물러 있는지
가냘픈 당신의 향기로 알 수 있답니다
그대 이제 떠나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