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어디 당신의 사랑뿐인가요
잊혀질듯 손끝을 빠져나가는
당신의 향기
가물가물 찾아내어
다시금 기억의 창고에 넣어 봅니다
무엇이 꼭 맞는 당신의 향기인지
아직은 모릅니다
만날 수 없는 시간들
하나될 수 없는 시간들
몇 굽이 흐르고 나면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어쩌면 당신의 향기인지
머무르지 못하는 향기처럼
당신의 사랑도 머물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 버리고 말았나 봅니다
우연처럼 다가와
필연처럼 한동안 머물러
사랑을 잠식하고 말았지만
흘러가야만 하는 사랑이었기에
간직할 수 없는 당신의 향기만
남겨지고 말았네요
기억하지 못한다 하여도
잊혀져 가고 있다 하여도
어디쯤에 당신이 머물러 있는지
가냘픈 당신의 향기로 알 수 있답니다
그대 이제 떠나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