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2일 월요일

어떤 귀가(歸家) 길

집으로 들어서는 골목길에
도도히 강물이 흐른다

도하(渡河)를 위해,
징검다리 몇 개를 놓을까 하는
밋밋한 생각으로
가로등 밑을 돌아 섰다가
아직 숨줄을 놓지 않고 꿈틀거리는
목련 꽃닢들,
그들 몇을 강변으로 건져 올리고
나는 강물 속으로
발을 담근다

종일 추적거렸던 빗줄기는
내 몸뚱이 만큼도 되지 않는
줄기만 앙상한 나무와,
그 꽃닢들이
더 이상의 인연이 지속될 수 없음에
어둠속에서
갈래갈래 흩어져 갈 것을 제촉하고
그 별리(別離)를 지켜서서 보아야만 했던
콘크리트 담장은
저녁 내내 보듬었던 물기로
강물에 빠진 꽃닢들을 조문한다

삼월에 피었다가
사월에 지고 마는
흰색의 꽃닢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