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1일 토요일

감자를 삶아 먹다가

감자를 삶아 먹으며
유년의 기억이 떠올랐다.
시꺼먼 가마솥에 누런 양재기 엎고
수저로 보오-복 긁은 감자를 씻어
그 위에 올린 다음
아궁이에 지푸라기로 불을 때서
어머니는 학교에 갔다 오면
누르스름하게 삶은 감자에
흑설탕과 볶은 통깨를 뿌려주곤 하셨는데
입맛이 많이 변한 탓도 있겠지만
솥 맛, 손맛도 다르고 불도 달라서인지
아무리 소금을 넣어도 싱겁고
흑설탕을 뿌려도
유년의 그 달콤하고 포송포송한
맛깔스럽던 맛이 안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