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0일 금요일

길들이 뒤척거렸다

길들이 뒤척거렸다
바람 불어 마른
길들이 밤새 나를 찔렀다
가만히 길 하나 주워들자
썩은 나무등걸처럼 툭 부러졌다
먼지처럼 날리는
쓸쓸하고 안타까운 걸음들
먹먹한 표정으로 서서
나는 내 삶의 어느 한 부분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의 잘못들이여
내가 키워온 길들이여
밤새 뒤척거린 어둠을 걸어
나는 가련다
뼈아픈 절망들이 모여
싱긋씽긋,
아침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나는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