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으로 꺾여 들어 온
깨끗한 초여름 달빛은
생전의 내 아버지 모습 같아서
내가 잠 못 들고 누워있는 밤에만
슬그머니 내 머리맡에 앉는다
달개비꽃같이 엷은 자주색이었던
그 분의 웃음은,
부득이 아주 먼길 떠나실 때
하늘에다 맡겨놓으시고
˝네가 필요할 때 꺼내 쓰거라˝ 하셨는데
그것을 십 수년간 까맣게 잊고 살다가
이제야 찾아서,
구멍난 내 가슴 속에다가
가득 퍼 담아 두었지
그 후로, 길을 걷거나
혹은 차를 타고 가다가도
광목처럼 펼쳐지는 노을만 보면
습관처럼, 내 입에서
˝아버지˝하고
젖은 목소리가 저절로 새어나오고
눈이 아려오는 거야
무시로 다가오는 자주색 하늘,
그 빛깔을 보기만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