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8일 화요일

귀향

고향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한다.
급하게 앞지르며 달리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바람이
어깨를 툭 치며 사라졌다.
어지러운 발자국들과 놓칠세라 꽉 잡은 손과 손
문득 나만 혼자인 것 같아 씁쓸하다가도
고향으로 가는 마음에 기분은 좋다.
푸석 푸석 씁쓸하게 안개 피어오르는 개찰구를
지친 어깨로 밀며 빠져나와 기차에 오르면
뚜걱 뚜걱 저녁 이끼 어슴푸레한 흐린 불빛 아래
고향으로 가는 길은 혼자라도 좋다.
그물 망 속에 담긴 사과 빛이 고갯마루 잘 익은 노을처럼 붉고,
삶은 계란 고소하게 허물 벗는 고향이야기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홍익회 직원이 끌고 가는 수레바퀴에도 흥이 돋는다.
몇은 졸고
수런수런 어깨를 맞댄 연인들은 무엇이 좋은지 연방 웃음이다.
어둠이 차창에 기대와
그 옛날의 계란장사와 그물 망 속에 담긴
사과 파는 장사치가 그리워지는 밤
시원한 맥주 캔 하나와 씁쓰레한 오징어 다리를 씹으며
고향집 폐교의 낡은 칠판 같은 히뿌연 차창에
그리운 이름들을 그리다 지운다.
한숨 자고 나면 고향 역에 닿을 것이다.
셀 수 없는 살들을 품었을 의자에, 나도
몸을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