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7일 월요일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종일 잿빛으로 흐립니다
함박눈이라도
퍼부을 듯
잔뜩 찌푸린 하늘 위로
싸늘한 바람
홀연히 떠돌다
움츠린 어깨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빨랫줄에 걸린 옷가지마저
추위에 경직된 양 파르르
사람의 온기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굳어버린 주검처럼
싸늘한 것이
이내 마음 한 켠에 걸려듭니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빈손이라도 뻗어
스산한 것들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른 풀 더미 가득한 들판에
그대여,
활활 타오르는 불,
불을 질러 놓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