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겨울 햇살에
바닷가 소금 바람 맞이하면서
열매를 얻었으니
품에 가득 안고
반겨줄 사람 찾아가야 하는데
너무 멀리 가버린 그대
거친 시절을 맨몸으로 살아온
조선이라던가 대한 같아서
씨도 껍질도 어디 버릴 데가 없다
혹한의 외세가
더 이상 침범하지 못하게
갑옷으로 무장하였으니
돌처럼 단단한 생이 또
누구의 애비와 애미 같아서
칼로 살 드러낸
그 향이 심해와도 같이 깊다
어쩌면 그렇게 포탄에 두들겨 맞은
이 산하를 닮았을까
어쩌면 저렇게 세월에 얻어 맞은
내 어버이를 닮았을까
사방 멍이 들었다 저 유자
당신에게서 내가 나왔으니
나도 바깥에서 부는 폭풍우에
가지 부러지고 뿌리 반쯤 뽑혔다
나도 당신처럼
안으로 안으로 애 끓다가
그 어떤 목숨보다 향내가 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