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9일 수요일

빛의 함성

종로 탑골 공원에서부터
천안 아우네 장터까지
어둠의 유리를 깨뜨리려는
빛의 함성이다
저 위의 만주 벌판에서
저 아래 일본 한 복판까지
겨울의 벽을 무너뜨리려는
빛의 아우성이다
삼월에는 빛의 바람만 불어서
초하루부터 태극기만 흔들어라
저 빛의 눈부신 소리에
귀가 먹어도 좋겠고
눈이 멀어도 좋으련만
한 세기 다 지난 오늘에도
저 빛나는 외침이
아직 방방곡곡 닿지 못했는지
서울 한 복판에도
산골짜기, 바닷가 외진 곳에도
눈과 얼음이 남아 있으니
빛의 감옥에 가두어라
빛으로 고문을 하자
빛만 바라보는 형벌을 주자
빛의 강물에 휩쓸려 가게 만들자
항복의 깃발만 흔들어
삼월에는 모두 빛의 포로가 되자
그리하여 네몸이 갈기 갈기
빛의 함성이 되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