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2일 화요일

가을 그 흔적

갈바람이 부는 날엔
산천은 붉게 색칠을 하고
하늘과 바다는 푸르게 색칠을 한다.

그대 서 있는 자리에
내가 서 있는 자리에
가을은 이별을 서두르며
어디론가 길 떠날 채비에 분주하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갈바람은
산천을 붉게 물들이고
들녘에 곱게 자란 꽃잎마다
이별의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대 머문 그 자리엔
단풍잎 새가 되어 날고
내가 머문 이 자리엔
가을 꽃잎 하나 둘 눈물 되어 떨어진다.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 꽃잎 하나 둘 떨어져
그대 서 있는 그 자리에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
걸어 온 삶의 흔적 침묵의 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