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0일 일요일

가을 아침 바닷가에서

내 발 아래 밀려오는 거짓된 파도이어도
때로 진짜 보다 더 빛나는 물거품의 보석을
가을 아침 햇살에 주렁 주렁 달고 있어서

내 꼼짝 않고 그 자리에 넋 잃고 서서
삶과 죽음 ,진짜와 가짜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거듭 생각하고 또 생각하네

내 여러 차례 겁없이 솟구치던 물기둥
자진하며 부서지는 물벼락 맞은 적 있다하여도
여적지 그 곳을 떠나가지 못하고 서성이니

이 세상에 없는 나라에서 들려오는 자장가
끝없는 파도소리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만이
내 생에 남아있는 유일한 즐거움인양

참과 거짓을 낱낱이 가려낼 능력도 잊은 채
있고 없는 그대로 없는 대로 오고 가는 그대로
하르르 밀려오는 시간의 파도에 취할 따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