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0일 일요일

헤르만 헤세의 ´구원자´ 외


<구원에 관한 글모음> 헤르만 헤세의 ´구원자´ 외

+ 구원자

항상 그는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열려진 귀를 향해, 닫혀진 귀를 향해 말을 한다.
그는 우리의 형제이나, 늘 새롭게 잊혀져 가는 존재

항상 그는 외로이 홀로 서서,
모든 형제들의 고난과 갈망을 짊어진다
그는 늘 새로이 십자가에 못박힌다

신은 늘 자신을 알리고
성스러운 것이 죄의 골짜기 속으로,
영원한 정신이 육체 속으로 흘러 들어가길 원한다.

항상 이와 같은 날에도
구원자는 우리를 축복하고
우리의 불안과 눈물, 수많은 의심과 불평을
고요한 시선으로 만나 주신다.
우리가 감히 그에게 응수할 수 없는 것은
아이들의 눈만이 그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헤르만 헤세·독일 소설가, 1877-1962)
+ 구원

난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난 다만 한 개인을 바라볼 뿐입니다.
난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껴안을 수 있습니다.
단지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씩만.....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 것입니다.
나도 시작하는 것입니다.

난 한 사람을 붙잡습니다.
만일 내가 그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면
난 4만 2천명을 붙잡지 못했을 것입니다.
모든 노력은 단지 바다에 붓는 한 방울의 물과 같습니다.
하지만 만일 내가 그 한 방울의 물을 붓지 않았다면
바다는 그 한 방울만큼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당신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 가족에게도, 당신이 다니는 교회에서도....
단지 시작하는 것입니다.
한 번에 한 사람씩....
(마더 테레사·수녀, 1910-1997)
+ 그 한 사람을 생각함

살아 있는 시간마다
그 한 사람을 생각합니다
그 한 사람의 어제와 슬픔을 생각하고
오늘의 고난을 생각하고
내일의 허망을 생각합니다

하루하루의 삶이란
참 하찮은 것입니다
고사리를 볶아서 된장찌개를 끓여서
내 손맛의 소찬을 함께 먹는 일입니다
그 한 사람
참말이지 눈에 띄지도 않게 작은 것입니다
아무도 몰래 입춘 지난 어느 날
꽃샘추위 속에서 향기 머금어 핀
남매화 여린 꽃잎 바라보는 일입니다

그 한 사람의 환희와 남루와 고뇌
그 한 사람의 질병과 절망과 분노를 생각하는 일이
세상을 구원하는 일입니다
그 한 사람의 전부를 생각하는 일이
인류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김용옥·시인)
+ 작은 세상 구원자

가장 낮은 곳에서 지치고 힘든 삶 살면서도
세상 따뜻하게끔 어려운 이웃 돕고 후원하던
해맑은 웃음 띈 짜장면 배달원 철가방 아저씨

비록 버려진 고아로 자란 평생 외로운 처지였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 도와주던 가슴 따뜻한 사람
나눔의 환경 가치를 몸소 실천했던 참 행복 전도사

작지만 큰 힘으로 올바른 기부문화 심어졌던 사랑의 실천자
아름다운 사회 더불어 살아나가는 세상 만들고자했던 개척자
하지만 교통사고 당해 불귀의 객 되어버린 작은 세상 구원자

꽃처럼 고귀하고 거룩한 삶 따뜻한 세상 꾸며 왔던 기술자
세상을 부끄럽게 하고서 쓸쓸하게 우리 곁 떠나버린 기부천사
못내 의로운 길 생명의 길 걸어가던 그대여 부디 영면하소서
(靑山 손병흥·시인)


+ 병원

이 거대한 집은
고통의 만선임을,
죽음에 임한 이와
한 순간씩 버티는 이와
여섯 살에 의족을 단 어린이와

내 마음이
나에게 소리친다
비켜서라 비켜서라
고통은 함부로 관람해선 안 된다고

바라오니
작은 울음이
큰 울음 앞에 잠잠해지듯
이들의 고통이
주의 큰 고통으로 씻겨
부디 치유되고
강의 눈물들이
바다의 눈물 안에 그치게 하소서

무섭게 홀로인 사람이
무섭게 홀로이신
신을 만나 뵘으로써
절망에 굴종치 않고
사랑에 굴복하게 하여주소서

뼈와 살을 뚫어낸
놀라운 사랑을
신앙하며
의연한 인내로
사람의 값에 머물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무엇보다
구원은 천천히 더디게 다가옴을
깨닫고 인내하게 하소서
참의사이신 주여
(김남조·시인, 1927-)
+ 당신을 구원하는 것

당신을 구원하는 것은
주님을 향한 열망이 아니라
바로 주님이시다.

당신을 구원하는 것은
주님 안에서의 기쁨이 아니라
바로 주님이시다.

주님에 대한 믿음도 아니다.
그것은 수단일 뿐이다.
바로 주님의 보혈과 은혜이다.
(찰스 스펄전·미국 설교자)
+ 구원(救援)

새로운 길을 찾는
또 하루의 아침이 열린다
인생은 꽃마차를 탄 것처럼
그리 화려하지도 않고
영롱한 새벽이슬처럼
아름다운 것만도 아니지만
희망이 있는 한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

거센 바람이 불고
천지가 요동치면
바람막이 없는
흔들리는 촛불처럼
우리의 생도
위태한 기로에서 헤매기도 한다
이럴 때 공상에 젖는 것도
혼자만의 작은 기쁨이기도 하다

우리들이
그리 길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이룰 수 없는
헛된 욕망의 덧에 걸리기도 한다
처절한 몸부림을 치며
빠져나오려 하지만
깊은 늪 속에 빠진 것처럼
더욱 깊어지는 내면의 고독...

내가 위태한 지경에 빠졌을 때
그 누가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것인가?
말로는 쉽게 하겠지만
과연 누가 날 위해
자신의 일처럼
구원(救援)의 마음을 줄 것인가?
누가 기도하며 울어줄 것인가?
(박종흔·시인. 충북 청원 출생)
+ 하나님의 미소가 있는 곳

하나님이 미소 지으시며
우리가 구원받았노라고 말씀하시는 순간부터는
그저 절하고 감사하며,
지금 막 가장 큰 선물을 받아든 사람처럼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어찌된 심산인지 오히려 구원을
시든 여물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땅히 받을 걸 받았다고 생각해 버립니다.
은혜를 받는 것은 곧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며
주춤주춤 내디딘 발걸음을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신 분인지 고백하기보다
자기가 얼마나 착하게 살았는지 그분께 설명하고 싶어합니다.

교리를 붙들고 헤매는가 하면,
온갖 규범의 짐을 지고 헐떡거립니다.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미소는
자기 힘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노라고
자랑하는 건장한 도보 여행자의 몫이 아닙니다.
도리어 업혀서라도 주님과 함께 갈 수 있도록
등을 돌려주시길 간구하는 자의 몫입니다.
(맥스 루케이도·미국 목사)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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