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도시와 이별하던 날
나는 분명 당신도 버렸습니다
길길이 뛰면서
등뒤를 따라오던 당신의 간절함도
운명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아련하지만
분명 또렷한 기억의 무리 속에
그리움에 젖은 회한이
격렬한 슬픔을 짓고있습니다
각양 각색의 기억 중에서
유난히 당신은 우뚝합니다
날 사랑하는 마음도 유별했었고
아프게 하는 이유도 사랑이었습니다
어둠이 조용히 생각에 빠지는 밤이면
당신의 전신이 투명하게 보입니다
그리움도 이 밤엔 온전한 소유가 되어
이상한 기적을 꿈꿉니다
은근히 내려다보던 달이
스스럼없는 얼굴로 바짝 다가와
아직은 이별이 아니라며 흔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