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소리 없이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엔
파도치는 바다가 훤히 보이는
방어진 방파제 주점에 앉아서
오징어 부침개 앞에 두고
빗물처럼 맑은 생수 같은 술을
들이키며 봄비를 맞고 싶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토요일엔
취하도록 맑은 술병을 비워가며
흐르는 빗물에 몸이 젖도록
술에 마음을 적시며 밀려오는 파도 따라
백사장을 거닐면서 술을 깨워 보고 싶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에 잊을 수없는
내 가슴에 남아있는 그 사람 이름을
크게 한 번 소리치며 불러 보고 싶다
파도가 대신 대답하더라도
비에 젖은 바위가 대답을 하더라도
갈매기가 대답을 하더라도
비 오는 토요일엔 맑은 술에 취해서
내 가슴에 남아있는 그 사람 이름을
크게 한 번 소리치며 불러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