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려오는 기억
가슴이 아려오는 기억
淸夏김철기
그날 비가 내렸다
젖어버린 아궁이엔 물이 스며들었다
가냘픈 손으로
눅눅한 종이에 성냥을
그어대시던 어머니
손가락에
불이 붙을까 걱정된다
청솔가지에 붙지 않는 불씨
후후 불면 재 날리어 눈물 흘리면
짙은 매콤한 연기는
눅눅한 부엌바닥을 기어 나온다
작은가슴
가쁜 숨을 몰아쉰다
어머니 작은입
뾰족 오므리며 후후 바람을 내면
하얀 연기가 달려들고 불꽃은 타올랐다
어쩌다
굴뚝으로 검게 피어오른 연기
땅바닥에 엎드린 채
비에 젖고 가슴도 젖어 있었다
검은 솥단지
저녁밥이 다 되었다고 칙칙 거리며
구수한 밥 냄새가 콧등을 스쳐 지날 때
행주로 훔치더니
어둠속에 얼굴 묻고
진한 눈물을 감추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