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저 하늘에 내가 뭍혀서

저 하늘에 내가 뭍혀서
이종백

저 하늘에 내가 뭍혀서
한줌 재로 사라지고 싶다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들과
사랑하고 이별해야하는 것들을
하늘을 빌어 잊어버리고 싶다
천사의 날개를 달고
비가 오면
발가벗은채로 그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몸이 이끄는데로 떠밀려가고싶다
저 하늘에 내가 누워서
별들의 빛을 마시며 나도 별이 되고싶다
어둠속에 순결한 아름다움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는 천사이고 싶다
저 하늘에 내가 뭍혀서
아래 세상 묵은 상념들을
모두 잊으며 웃으며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