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1일 목요일

◈ 사랑 20 / 당신을 사랑한 이유◈

당신을 사랑한 것에 대하여
그렇게 궁금하십니까?
먼지처럼 후루룩 타다가
후루룩 꺼질 사랑으로
그대를 사랑했더라면
애초에 흔적조차도 남기지 않았고
바라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화산처럼 터져서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용암처럼 느긋이
그대 심장 속으로 파고들며 흐르고 싶었고
장작불처럼 오랜 시간 태우며
따스하게 나의 얼었던 온몸을 녹이고 싶어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언젠가 반복될 터질 씨앗을
당신에게 남기고 싶었습니다.
함께 어울러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게 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