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일 토요일

홀로 선다고

믿지 못할 세상
홀로
선다고
고함치던 성양은,

지겹게 사랑을 고백해온
고향 애인을 차버리고
다니던 공장에 사표 던지고
눈, 코, 입, 새로 그린 뒤
젖가슴과 허벅지 보이는 옷을 입었다.

돈이 남아돌아 썩어갈 무렵
남대문 박씨는 성양의 웃음이 예뻐서
사랑했고, 아이를 낳고,
오래지 않아
돈보다 먼저 무덤 속에서 썩어갔다

미세스 박은
다시 성양으로 불려지고
아직도 홀로 서겠다며
고급 차 타고 눈에 불을 키고
시동을 건다

성양이 집을 비운 뒤
박씨 성을 가진 아이는
세 살이 되기도 전
어떨 결에 홀로 선다